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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보스니아 메주고리예 성지순례: 산과 산 사이에서 만난 평화의 기적

by 레인 바라기 2025. 7. 4.

목차

    40년 넘게 이어진 성모 발현의 신비로운 마을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 국경 근처, 산과 산 사이에 자리한 작은 마을 메주고리예(Medjugorje). 이곳은 1981년 6월 24일 여섯 명의 아이들이 성모 마리아를 목격했다고 증언한 이후,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성지순례 목적지가 된 특별한 곳입니다.

    2024년 9월, 교황청이 보스니아 메주고리예 성모 발현에 대한 공경을 승인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 이 작은 마을에서  평생 잊지 못할 영적 체험을 해보세요.

    매일 밤 6시, 기적이 시작되는 시간

    메주고리예에 도착한 첫날 저녁, 야고보 성당에서 열리는 저녁 미사에 참석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모인 순례자들이 하나 되어 기도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습니다. 특히 매일 저녁 6시에 이루어진다는 성모 발현 시간에는 성당 안이 경건한 침묵으로 가득 찼습니다.

    40여 년간 매일 이어지고 있다는 성모 발현의 진위를 떠나, 이곳에서 느끼는 평화로움과 신비로운 분위기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고 치유를 경험한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십자가의 산(Krizevac)에서 체험한 영적 각성

     

    메주고리예 방문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십자가의 산 등반이었습니다. 해발 520m의 크리체바츠(Krizevac) 산 정상에 세워진 8.5m 높이의 십자가를 향해 오르는 길은 단순한 등산이 아닌 영적 여행이었습니다.

    맨발로 오르는 순례자들도 있었고, 묵주를 손에 든 채 기도하며 오르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날카로운 돌길을 걸으며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을 묵상하는 시간은 일상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자신을 성찰하는 귀중한 기회였습니다.

    정상에 도착했을 때 바라본 메주고리예 마을의 전경은 마치 천국의 한 조각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포도밭과 올리브 나무가 펼쳐진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왜 이곳이 '평화의 여왕'이라 불리는 성모님이 발현한 곳인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발현의 언덕(Podbrdo)에서 만난 초월적 평화

     

    메주고리예의 또 다른 성지인 발현의 언덕(Podbrdo)은 1981년 첫 성모 발현이 일어났다고 전해지는 곳입니다. 이곳으로 향하는 길은 묵주 기도의 15단에 맞춰 조성된 기도의 길로, 각 단마다 성모님의 일생을 묵상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맨발로 걷는 순례자들을 보며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직접 체험해보니 그 의미를 알 수 있었습니다. 발바닥에 전해지는 자갈의 아픔이 오히려 마음을 더욱 집중하게 만들었고, 기도에 몰입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언덕 위에서 바라본 석양은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하늘이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많은 순례자들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체나콜로 공동체에서 느낀 진정한 회복

    메주고리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체나콜로(Cenacolo) 공동체입니다. 이곳은 마약 중독자들의 재활을 돕는 공동체로, 기도와 일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들이 부르는 찬송가와 간증은 메주고리예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감동적인 순간 중 하나였습니다.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찾은 이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종교적 체험을 넘어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산 증거였습니다.

    성모님의 메시지가 살아 숨쉬는 곳

    메주고리예는 '산과 산 사이의 지역'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처럼, 이곳은 하늘과 땅 사이, 일상과 영성 사이에 자리한 특별한 공간입니다. 성모님께서 전하신다는 평화, 기도, 단식, 고해성사, 성체성사의 메시지가 이곳에서는 단순한 교훈이 아닌 살아있는 현실로 다가옵니다.

    매일 저녁 성당에서 이루어지는 묵주 기도와 미사에 참여하며, 전 세계에서 온 순례자들과 함께 기도하는 경험은 종교를 떠나 인간의 보편적인 영성을 깨닫게 해줍니다. 한국어, 영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등 다양한 언어로 기도하지만 모두 같은 마음으로 평화를 갈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일상으로 돌아가며 간직한 메주고리예의 평화

    메주고리예에서의 5일간의 체험은 단순한 여행이 아닌 영적 순례였습니다.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도 그곳에서 느꼈던 평화로움과 고요함이 마음 깊은 곳에 남아있습니다.

    특히 십자가의 산에서 바라본 일출의 아름다움, 발현의 언덕에서 만난 각국의 순례자들, 야고보 성당에서 울려퍼진 찬송가의 선율은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메주고리예 성지순례 실용 정보

    위치 및 접근성

    • 위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남부, 크로아티아 국경 근처
    • 접근: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또는 스플리트에서 차로 약 2-3시간
    • 공항: 모스타르 공항 (1시간 거리) 또는 사라예보 공항 (2.5시간 거리)

    기후 및 여행 시기

    • 지중해성 기후로, 겨울에는 비가 많고 따뜻하며 여름에는 온화
    • 최적 여행 시기: 5월-10월 (따뜻하고 맑은 날씨)
    • 겨울철에도 순례 가능하지만 우천 대비 필요

    순례 준비사항

    • 편안한 등산화 (십자가의 산, 발현의 언덕 등반용)
    • 모자와 선글라스 (강한 햇볕 대비)
    • 물병 (등반 시 충분한 수분 섭취)
    • 묵주 (기도의 길 걸을 때 사용)

    숙박 및 식사

    • 게스트하우스, 호텔, 펜션 등 다양한 숙박 시설
    • 현지 전통 음식과 국제 요리 모두 가능
    • 성지 내 식당들은 대부분 단식 규정을 고려한 메뉴 제공

    메주고리예에서 찾은 진정한 평화

    메주고리예는  마음의 평화를 찾고 영적 성장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종교적 신념과 관계없이 누구나 이곳에서 내면의 고요함과 평화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40여 년간 이어져온 성모 발현의 진위를 떠나,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진정한 평화와 기쁨은 그 자체로 기적입니다. 일상의 스트레스와 근심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신을 만나고 싶다면, 메주고리예로의 순례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산과 산 사이에 자리한 이 작은 마을에서 여러분도 평생 잊지 못할 영적 체험을 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메주고리예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에도 깊이 자리할 것입니다.